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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주 상상력

트랜싯법으로 외계 행성을 찾는 방법|우주과학의 최전선

by Gold999 2025. 7. 18.

인류는 수천 년 동안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“우주에 우리만 존재하는가?”라는 질문을 품어왔습니다. 현대 천문학은 이 질문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. 특히, 1995년 첫 외계 행성(엑소플래닛, exoplanet)이 발견된 이후, 우리는 우리 은하계 내 수많은 외계 행성을 찾아냈으며, 그 수는 이제 수천 개에 달합니다.

 

외계 행성1


이러한 외계 행성들을 찾아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탐색 기법 중 하나가 바로 **‘트랜싯법(Transit Method)’**입니다. 이번 글에서는 트랜싯법이 어떤 원리로 외계 행성을 탐지하는지,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, 실제 어떤 발견에 기여했는지를 상세히 설명합니다.


트랜싯법이란 무엇인가?

트랜싯법은 외계 행성이 그 항성(별) 앞을 지나가면서 별빛을 가리는 현상을 이용하여 행성의 존재를 감지하는 방법입니다. 즉, 지구에서 보았을 때 어떤 항성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아주 조금씩 줄어드는 패턴이 포착되면, 해당 밝기 감소는 행성이 별 앞을 가로지르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.

 

이 과정은 마치 태양과 지구 사이를 달이 지나가며 일식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합니다. 다만, 외계 행성은 훨씬 더 작고 멀리 있기 때문에, 별빛의 감소 폭은 매우 미미하며 보통 1% 이하입니다. 이러한 미세한 밝기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선 고감도 장비와 지속적인 관측이 필수입니다.


트랜싯법의 탐지 원리

  1. 항성의 밝기 측정 (광도 곡선 분석)
    트랜싯법의 핵심은 **광도 곡선(light curve)**입니다. 항성의 밝기를 시간에 따라 측정하면, 외계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밝기가 감소하는 경향이 보입니다. 이 밝기 감소는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며, 그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행성의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.
  2. 밝기 감소의 주기와 깊이
    밝기가 감소하는 주기 → 행성의 공전 주기
    밝기 감소의 깊이 → 행성의 크기
    예를 들어, 밝기가 0.01% 감소했다면 이는 지구 크기의 행성이 태양 같은 항성을 가로지른 것일 수 있습니다.
  3. 다중 확인 절차
    밝기 감소는 행성 때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. 예를 들어, 쌍성계나 별의 흑점 활동도 밝기 변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, 트랜싯법은 **다른 방법(예: 도플러 분광법)**과 함께 사용하여 오차를 줄입니다.

외계 행성2


트랜싯법이 사용된 대표적인 미션

1. NASA 케플러 우주망원경 (2009~2018)

트랜싯법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가장 유명한 우주망원경은 **케플러(Kepler)**입니다. 이 망원경은 약 15만 개의 별을 장기간 관측하면서 외계 행성을 찾아냈으며, 약 2,600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확인했습니다.

대표적인 발견:

  • 케플러-22b: 지구보다 약간 크고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 최초의 외계 행성 중 하나
  • 케플러-186f: 지구와 유사한 크기이며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‘골디락스 존(Goldilocks zone)’ 내에 있음

2. TESS 우주망원경 (2018~)

케플러의 후속으로 NASA가 발사한 **TESS(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)**는 더욱 넓은 하늘을 조사하며 지구에 가까운 외계 행성을 찾고 있습니다. TESS는 트랜싯법을 이용하여 수백 개의 행성을 추가로 탐지하고 있으며, 그 중 일부는 지상 망원경이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대기 성분 분석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.


트랜싯법의 장점

  1. 행성의 크기와 공전 주기 측정 가능
    밝기 감소의 패턴을 통해 행성의 지름과 궤도 주기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. 이를 통해 어떤 항성 주위를 얼마나 자주 도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.
  2. 대기 분석 가능성
    트랜싯 중 별빛이 행성의 대기를 통과하면, 이 빛을 분광 분석하여 행성 대기의 구성 성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. 예를 들어 수증기, 메탄, 산소, 이산화탄소 등이 검출되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제기됩니다.
  3. 다수의 행성을 동시에 찾을 수 있음
    특정 하늘 영역의 수많은 별을 동시에 관찰하면서 효율적으로 많은 후보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.

트랜싯법의 한계점

  1. 시야각의 제약
    외계 행성이 항성과 지구 사이를 지나가야만 감지가 가능합니다. 즉, 공전 궤도가 특정 각도에 있어야만 트랜싯 현상이 관측됩니다. 이 때문에 트랜싯법으로 감지할 수 있는 행성은 전체의 일부에 불과합니다.
  2. 위양성(false positive) 문제
    쌍성계나 별의 활동에 의한 밝기 변화가 행성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, 다른 방법과의 병행 확인이 필요합니다.
  3. 질량 정보의 부재
    트랜싯법만으로는 행성의 질량을 알 수 없습니다.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도플러 효과를 이용한 **속도측정법(Radial Velocity Method)**이 함께 사용되어야 합니다.

결론: 외계 생명체 탐사의 첫걸음

트랜싯법은 천문학 역사상 외계 행성 탐색에 혁신적인 기여를 한 기술입니다. 수많은 행성 후보를 빠르게 선별할 수 있는 효율성 덕분에, 오늘날 우리는 태양계 바깥의 세계를 실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, PLATO, 아리엘(ESA) 등의 차세대 장비와 함께 트랜싯법은 더욱 정밀한 외계 행성 탐지와 대기 분석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.

 

트랜싯법3

 

우리는 이제 단순히 행성의 존재를 찾는 수준을 넘어, 그 안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를 탐색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. 우주 생명체 탐사의 문을 연 트랜싯법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열쇠가 되어줄 것입니다.